미국 청문회서 의원들에 당당히 맞선 팀 쿡…"한국선 죽었다 깨어나도 못 볼 장면"

입력 2016-11-22 17:46  

국조·특검정국…흔들리는 기업

국회 '갑' 기업 '을'인 한국



[ 도병욱 기자 ] “법인세율을 20%대로 낮추고 해외 수익의 본국 송금 세율도 35%에서 한 자릿수로 낮춰야 기업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미국으로 가져올 것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의 발언이다. 기업 경영자라면 언제라도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이 발언이 이뤄진 장소는 특별했다. 의회가 연 청문회장이었다.

쿡 CEO는 2013년 5월21일 미국 상원에서 열린 역외탈세 청문회에 출석해 애플이 의도적으로 세금을 회피한 게 아니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반박했다. 애플의 세금 회피로 복지예산이 줄었다는 주장에는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나아가 “애플은 지난해 미국 기업으로 가장 많은 60억달러의 세금을 냈다”며 “낡아빠진 잣대로 디지털시대의 기업을 옥죄지 말라”고 역공하기도 했다.

일부 의원은 청문회 내내 애플을 공격했지만, 다수의 의원은 “애플을 비난할 게 아니라 미국의 낡은 세법을 고쳐야 한다”며 애플을 두둔했다. 랜드 폴 공화당 의원?“이 자리에서 추궁받을 사람은 (세법을 만든) 의회”라고 자성했고, 클레어 매카스킬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가 끝날 무렵 “아이 러브 애플”이라고 외쳤다.

이날 청문회는 아직도 한국 기업인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 기업인들은 국회 청문회장에서 소신을 밝히기는커녕 제대로 답변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답변이라도 할라치면 의원들의 호통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조사 결과 19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증인 중 76%는 5분 미만 답변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청문회(聽聞會·hearing)는 말 그대로 듣기 위한 회의”라며 “한국처럼 국회의원은 갑(甲), 기업인은 을(乙)이라는 구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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